서울은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다. 조선시대 수도로 지정된 지 600년이 넘었고, 넓이도 어마어마 하며 살고 있는 사람도 1천만 명이나 된다! 그런데도 너무 넓어서인지, 아니면 일상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인지, 서울 사람들은 의외로 서울에 관심이 없어 안타깝다. 고속도로를 타고 멀리 나가지 않고서도 즐길 수 있는 서울의 풍경 중에서 한양도성길을 살펴본다.
한양도성길 소개
조선시대에 세워진 도읍답게 서울은 성으로 둘러싸여 있다. 역사 속에서 부분부분 사라지기도 했지만 2014년 서울시에서 복원했다. 총 4개 코스이고, 길이는 18.6km 이다. 대략 10시간 정도 걸린다.
한양도성길에는 8개의 성문이 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흥인지문(동대문), 혜화문, 숙정문, 창의문, 돈의문, 숭례문(남대문), 광희문, 소의문이다. 코스별로 분위기가 다르기도 한데, 어느 코스나 지하철에서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쉽게 즐길 수 있다.
1코스 백악산 구간(창의문~혜화문)
청와대 뒷산을 걷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양도성길 중에서는 가장 힘든 구간이다. 경복궁 역에서 부암동을 지나 말바위 안내소를 거쳐 와룡공원을 지난다. 청와대습격사건 이후 오랫동안 출입금지였으나 2007년 개방되었고 최근에는 탐방절차 간소화로 신분확인절차가 생략되고, 출입증만 받아서 가면 된다. 성북동 주변에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이나 북정마을, 길상사 등을 둘러보길 권한다. 북정마을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뷰가 남다르다.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 생각나기도 한다.
2코스 낙산 구간(혜화동~흥인지문)
대학로에서도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구간이다. 모든 구간이 그렇지만 중간쯤에 있는 낙산공원에 올라서면 뷰가 정말 좋다. 그래서인지 낙산공원은 서울의 몽마르뜨 언덕이라고 불릴 정도라고. 특히 야경과 노을이 멋지므로 저녁에 올라도 좋겠다. 성벽 주변으로 60년대를 연상시키는 작은집들이 빼곡하다. 반면 창신동 지역은 완전히 새로 정비되었다. 이화동 벽화마을과 창신동 봉제마을과 채석장 터는 매우 독특하므로 추천한다.
3코스 남산 구간(흥인지문~숭례문)
남산둘레길과 겹치는 구간이다. 도심과 겹치기 때문에 어찌보면 한양도성길 중에서는 가장 밋밋하다. 하지만 최근 남산이 계속해서 길을 정비해나가고 있어서 남산에 가본지 몇 년 되었다면 가볼 만하다. 한양도성길과 별개로 남산 둘레길만 걸어보는 것도 좋다. 신세계백화점 건너편 쪽에 남산케이블카 승강장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는 모노레일이 생겼는데 무료이므로 언덕 오르기가 힘들다면 추천한다. 남산 외의 볼거리로는 오래된 국립극장과 서울의 한가운데를 가리키는 '서울 중심점' 등이 있다.
4코스 인왕산 구간(숭례문~창의문)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정동교회와 아관파천의 길을 거쳐 사직터널 입구까지는 도심길이지만 사직터널 입구부터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인왕산은 기암괴석이 많아 경치가 좋다.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많은 화가들이 인왕산을 그림으로 남겼다. 볼거리로는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되었던 경교장과 홍난파 가옥, 서촌마을, 윤동주문학관 등이 있다. 특히 윤동주 문학관 아래쪽에 한옥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을 추천한다.
다음번 글에서는 코스구간별로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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