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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줄거리와 서평

코코누스 2022. 6. 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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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문학상 수상작가인 김호연 작가의 다섯 번째 소설이다. '편의점'을 소재로 한 몇몇 권의 책들이 이미 나와 있는 데다, 장르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순수문학이라기에는 뭔가 애매한 콘텐츠라고 생각해 큰 관심은 갖지 않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져 베스트셀러 동향 파악 차원에서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 요즘 독자들은 이런 컨텐츠를 선호하는구나' 싶다. 자극적이지 않고 일상적이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다. 잘 만든 드라마 같기도 하고, 한마디로 술술 읽히는 부담 없는 소설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하지만 한 발짝 다가서 보면 각자의 아픔과 과거와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고 있다. 우리 각자가 타인을 향해 조금만 더 손을 내밀 수 있다면 사회는 훨씬 따듯해질 것이다.

 

 

불편한_편의점
김호연 소설, 나무옆의자 펴냄

 

<불편한 편의점>의 간단 줄거리

 

청파동에서 편의점을 하는 염 여사는 어느 날 서울역에서 중요한 것이 담긴 파우치를 잊어버린다. 파우치를 주웠다고 연락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서울역의 노숙자 독고 씨였다. 덩치는 크지만 말을 어눌하게 하고, 알콜성 치매로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염 여사는 덜컥 자신의 편의점 야간 알바로 고용한다. 조건은 술을 끊을 것.

그런데 의외로 독고 씨는 곧잘 편의점 일을 해나가면서 기존의 아르바이트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둘 사로잡는다. 낮 시간 알바를 하며 공무원시험 준비 중인 시현 씨는 독고 씨 덕분에 유튜브를 시작하고 자신감을 얻어 다른 편의점으로 스카우트된다. 등단 후 방황하던 무명작가는 독고 씨와의 이야기로 멋진 대본을 완성하고, 호시탐탐 엄마의 편의점을 노리며 독고 씨를 내보내려던 염 여사의 아들은 어느새 마음을 잡고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직장생활에 지친 외로운 가장은 매일 밤 편의점 외부 테이블에서 혼술을 일삼았지만, 어느새 술을 끊고 두 딸이 기다리는 가정으로 향하게 된다.

사실 독고 씨가 특별하게 하는 건 없다. 그저 호락호락하게 보이지 않는 몸으로 거친 손님에게 맞설 뿐이고, 힘들고 외롭고 지친 사람들에게 따듯한 전기난로를 내어 주거나 유통기간이 막 지난 도시락을 내밀 뿐이다. 그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자신의 과거를 조금씩 찾아간다. 과연 그는 누구였을까?

 

 

읽고 나면 착한 어른이 되고 싶은 책

 

독고 씨의 정체를 추리해가는 재미로 읽을 수도 있지만 사실 그가 누구였더라도 크게 상관없다. 그의 삶을 보면, 누구라도 노숙자가 될 수 있고, 또 누구라도 노숙자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모범적인 시민이 될 수 있음을 느낀다. 모든 것은 작은 손내밈에서 이루어진다. 노숙자였지만 독고 씨는 파우치의 주인을 찾아주어야 한다고 동료들과 싸웠고, 염 여사는 그런 독고 씨를 믿고 알바로 고용했다. 사실 쉽지 않은 선택들이다. 하지만 그 작은 선택이 이후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조금씩 바꾼 것처럼 우리에게는 거대한 무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읽고 나면 착한 어른이 되고 싶은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다.

 

 가슴 따듯해지는 또다른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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