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경험하고 고민한 것에 대해 글을 써보려는 건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가 아닐까 싶어요. 멋진 곳에 가면 사진을 찍고 싶은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막상 글을 다 쓰고 나면 컴퓨터의 파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물성을 가진, 만질 수 있고 펼 수 있는 책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지죠.
오랫동안 써온 시나 일기가 있을 수 있고, 여행 에세이나 판타지 소설도 있겠지요. 물론 전자책으로 만들어 간직할 수도 있지만 전자책과 종이책은 느낌이 정말 다르죠. 게다가 서점에 놓여 있는 자신의 이름이 찍힌 책을 만나는 기분은 정말 새로울 거예요. 그렇다면 책 출판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걸까요?
출판사에서 오래 근무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종이책을 출판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설명드릴게요.
1. 출판사에 투고하세요
자신이 출판하고 싶은 출판사에 이메일로 원고투고를 하는 거예요. 모든 출판사는 원고 투고를 받는 이메일 주소가 있어요. 간혹 직접 쓴 원고지 뭉치를 들고 출판사까지 찾아오는 분이 있기도 합니다만, 노노! 출판사에는 너무 부담이에요. 이메일 투고가 일반적입니다.
출판사의 이메일 주소는 인터넷으로 출판사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어요. 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출판사도 많으니 그쪽으로 알아봐도 되어요. 확실한 방법은 직접 서점에 가서 책 뒤쪽이나 앞에 있는 '판권'면을 보면 이메일 주소가 나와 있지요.
아쉬운 건 투고한 원고에 대해 출판사가 바로바로 답을 주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자사의 방향과 맞지 않아 출간이 어렵습니다.'라는 간단한 답신도 없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어요. 출판사는 엄청 많으니까요. 계속 도전해 보세요. 수많은 유명 저자들이 이런 과정을 거쳤답니다.
출판사와 계약이 되면 저자는 인세를 받을 수 있고 서점에서 자신의 책도 만날 수 있어요. 출판사에서 홍보도 해주니까 훨씬 편하지요. 투고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2021.09.21 - [알아두면 힘이 되는] - 출판사 원고 투고 제대로 하는 법
2. 자비로 출판도 가능해요
이메일 투고를 여러 번 해봤지만 출판사에서 답이 없고, 빨리 출판하고 싶다면 자비출판을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출판사 중에서도 자비출판을 해주는 곳이 있어요. 투고 이메일을 보낼 때 자비출판으로 출판하고 싶다고 확실히 밝히는 것도 방법이에요. 자비출판은 간단하게 말하면 출판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모두 저자가 부담하는 거예요. 홍보도 직접 해야 하고요. 하지만 책은 일반 출판과 같이 서점에서 유통될 수는 있어요. 다만 모든 서점에 따 놓이는 건 아니고 주요 서점 정도에만 들어가요.
비용은 몇 부를 만드느냐, 컬러냐, 흑백이냐, 어떤 종이를 쓸 것이냐에 따라 다 다를 수밖에 없어요. 대략 흑백으로 500부 정도 찍을 때 대략 500만원~1천만원 정도예요. 이 비용에는 디자인비, 교정교열비, 종잇값, 제본비, 마케팅비 등이 포함되어요.
3. 독립출판을 해요
자비출판도 여의치 않다면 독립출판물을 만들 수 있어요. 즉 본인이 직접 책을 만드는 거죠. 표지와 본문 디자인을 해야 하므로 품이 들기는 해요. 출판사가 아니라도 책을 만들 수는 있어요. 비용은 자비출판보다는 저렴하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도 있고요.
독립출판이란 ISBN 없이 책을 소량만 찍어서 펴내는 방법이에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처음 출판될 때 독립출판을 이용했다고 해요. 단, ISBN이 없으므로 서점에서는 팔 수 없어요. 그래도 자신의 여행 에세이를 50권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선물하거나 간직한다면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최근 POD인쇄술이 발달하면서 독립출판이 활발해졌는데요, POD(Publish On Demand)란 컴퓨터를 이용해 주문을 받아 책을 찍어주는 서비스예요. 단 1권의 책도 출간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각광받고 있죠. 인쇄하는 데 시간도 적게 걸리고요. 대략 1-2일 정도면 가능해요.
비용은 역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컬러의 경우 권당 1만원 정도로 생각하면 되어요.
4. 기타
이 외에도 책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해요.
- 교보문고에서도 POD 출판을 해준답니다. 홈페이지에서 검색하시면 되어요. 비용은 무료이고, 교보에서 출판되면 교보문고에서만 팔 수 있어요.
- 다음 브런치를 활용해도 좋아요. 브런치에 연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책으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확률이 높아지지요. 출판사에서는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을 유심히 살펴보거든요.
-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공모전이 있어요. 대부분 소설이기는 하지만, 공모전에 꾸준히 응모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책 출판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알아봤어요. 이외에도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다음번에 다시 설명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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