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등장하는 영화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다. 작가들의 애환이나 창작의 무게감 등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 <장르만 로맨스>는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으니 그리 무거운 내용은 아니라 짐작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등장인물들의 버라이어티 한 인생사에 공감 가는 바도 있어서 킬링 타임용으로는 괜찮았다.
주인공 소설가 김현(류승룡)은 한때 베스트셀러 작가였으나 7년째 이렇다 할 작품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번 이혼했던 아내(오나라)와의 사이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소년 아들이 있고, 바람피워 재혼한 부인과 어린 자녀는 외국에 있어 기러기 신세다. 친구인 출판사 사장의 원고 독촉 전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연히 제자인 유진이 그를 오랫동안 사랑해 왔다며 접근해 당황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가 두고 간 작품은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한 그에게 영감을 준다. 어쩔 수 없이 김현은 유진과 공동집필을 하기 위해 잠시 합숙 겸 동거에 들어간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볼 것은 영화의 제목이 '장르만 로맨스'라는 점이다. 사실 이 영화에는 수많은 로맨스가 등장하지만 제대로 된 로맨스는 없다. '제대로'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니 '흔히 생각하는'이라고 하자. 김현은 바람을 피워 이혼했음에도 전처와 침대 위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다 아들에게 들키고, 전처인 오나라는 김현의 절친인 출판사 사장과 연애 중이며 김현의 아들은 그런 엄마와 아빠가 막장이라며 집을 나가더니 옆집 새댁의 매력에 빠져 버리리는 와중에, 제자인 유진은 김현에게 계속해서 사랑을 고백해 온다.
이쯤에서 감독을 살펴보면 81년생 조은지 감독이다. 가장 대표작은 골키퍼 수희로 나왔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기억에 난다. 조은지 감독은 2001년부터 영화와 드라마에 다수 출연해 왔으며 여러 편의 영화 각본에도 참여했다. <장르만 로맨스>가 첫 장편 영화감독 데뷔작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코믹하고 버라이어티해서 웃다 보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영화라고나 할까. 그 사이에서 '관계'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킬링타임용으로 딱인 영화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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