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에 구입했으니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당시 구입가격은 249,000원.
당시 나는 유선이어폰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에어팟을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뭐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정도의 생각이었다. 얼리어댑터는 당연히 아니었고, 무료로 주는 이어폰도 성능이 좋은데, 3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써야하나 싶었다. 당시의 나로서는 너~무 비싸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온라인으로 5만원쯤하는 무선 이어폰을 샀다. 모양이 거의 에어팟과 비슷한 중국산 짝퉁이었지만 어마어마한 후기들이 달려 있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내 것은 자주 한쪽이 안 들리거나 페어링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좀 짜증스러웠다. 결국 사용한지 2달쯤 되었을 때 자전거를 타다가 한 쪽이 굴러떨어졌고, 마주 오던 자전거가 그걸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ㅠ 박살나고 말았다.
나는 에어팟도 이럴 수 있겠구나 싶어, 역시 무선 이어폰은 안 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마스크가 필수화되면서 마스크 줄과 이어폰 줄이 꼬이는 일이 왕왕 발생했고, 비오는 날 우산과 마스크, 이어폰 줄까지 감당하려니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힘들게 출근하는 데 이 정도는 나에게 선물해도 되겠다 싶기도 했다. 물론 에어팟프로의 노이즈캔슬링 기능에 좀 혹하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옆자리의 이런저런 전화소리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9호선 지하철에서 좀더 쾌적하길 바랬다.
결국 o팡을 들락달락하다가 가격이 조금 떨어졌다 싶었을 때 지르게 되었다.
살펴보니 지금 판매 가격은 230,000원. 1년만에 19,000원이 내린 건가. 1년 사용료로는 나쁘지 않군.
1년 사용 솔직후기를 써보자면,
- 선이 없는 것은 엄청 편하다. 유선청소기와 무선청소기를 생각해보라. 편리함은 말하면 입아프다.
- 다들 에어팟이 바닥에 떨어져 가슴이 덜컥했다는 소리가 많아서 혹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그 부분은 거의 완벽하다. 특수한 귀 모양이 아니라면 떨어트릴 염려는 없다. 다만 마스크 쓰고 벗을 때는 조심해야하며, 위험지역에서는 에어팟을 끼거나 빼지 않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지하철을 탈 때, 도로개수구 위에서, 또는 굴러 떨어지거나 어디 빠질 만한 환경에서는 말이다.
- 예상만큼 드라마틱한 효과는 아니었지만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나름 쓸모 있다. 다만 노이즈캔슬링을 사용하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살짝 어지러운 느낌도 있고, 귀가 자주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하다.
- 매우 아쉬운 건 통화할 때의 노이즈다.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할 때 팔이 아파 에어팟으로 통화하면 엄청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된다. ㅠ 하지만 검색을 해봐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게 이상하다. 내 것만 불량인지… 전화통화를 자주 하는 지인의 말로는 에어팟으로 통화할 때 주변의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시끄럽다는 거다. 물론 나는 괜찮다.(해결법 아시는 분은 덧글좀…ㅠ)
- 9호선 만원 지하철에서는 버퍼링이 있다. 찾아보니 애플에서도 우리나라의 9호선 같은 상황은 상상도 못했을 거라고. 즉 너무 특수한 상황이라는 거다. 어쨌든 9호선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있으면 괜찮은데,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에 넣으면 버퍼링이 있다. 팔 아픈 데 들고 있어야 한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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