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힘이 되는

목에 이물감이 있고 호흡곤란 가슴답답할 때

코코누스 2022. 4. 1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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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환절기가 되면 목이 부은 느낌이 들고 침을 삼킬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곤 했다. 감기약을 먹으면 나아지는 듯해서 무심히 넘겼는데 올봄에는 숨쉬기까지 힘들고 호흡이 가빠졌다. 하루 이틀이 아니고 2주가 넘어가자 걱정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호흡곤란'으로 검색해 보니 역류성 식도염부터 폐의 염증, 공황장애, 후두암 등 위험스러운 여러 단어가 등장했다. 몇 년 전 감기로 후두염을 앓고 고생한 적이 있었기에 걱정은 더 커졌고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숱한 연예인들의 얼굴도 떠오르면서, 이렇게 걱정만 하느니 어찌 되던 진단을 받아보자 싶어 평소 다니던 내과로 향했다.

 

내과 의사는 이런 경우는 원인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호흡기 내과로 가서 일단 호흡기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다른 증상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자 싶어서 근처의 내과 중에서 호흡기 전공 의사가 있는 병원을 검색해 다시 방문했다.

 

의사는 나이든 분이었다. 숨이 가쁘고 호흡이 고르지 않고 목구멍에 이물감이 있어 침 삼킬 때 느낌이 있다고 증세를 설명했다. 의사는 청진기 진료를 하고 내가 숨쉬는 걸 살피더니,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히스테리 구 globus hystericus'라고 진단했다. 많은 내과에서 이런 증상을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하고 엑스레이를 찍거나 항생제 등을 처방한다고. 그런데 이분은 아무런 약도 처방도 하지 않고 신경성이므로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만 말했다.

 

 

여러가지_가정상비약
약으로 모든 질병을 막을 수는 없다

 

 

히스테리 구는 한마디로 정리하면 아무 증상이 없음에도 목에 이물감을 느끼거나 목이 조여 오는 느낌을 갖는, 신경성 증상이란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병에 대한 강박, 갱년기 호르몬 변화 등 때문이라고. 의사는 목구멍을 검사하면서 아무것도 없다고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만약 이물감이 있는 느낌이 들어 걱정스러우면 직접 핸드폰 후레시를 이용해 집에서 목구멍을 보라고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숨쉬는 것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이므로, 정말 숨이 잘 안 쉬어지고 호흡이 곤란하다면 다른 증상도 발현된다는 것이다. 염증이 있으면 열이 나거나 숨을 못 쉬는 증상이 계속되면 경련이 일어나는 등등.

 

사실 의사의 진료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는데 집으로 돌아오고 나니, 이유를 알고 마음이 편안해져서인지 증상이 거의 줄었다. 며칠 전만 해도 이 증상 때문에 걱정과 스트레스가 컸는데, 약도 먹지 않고 이렇게 몸이 바뀔 수 있다니 놀랍고 신기하다. 

 

물론 호흡이 곤란하면서 목에 뭔가가 만져진다던가, 열이 난다던가, 경련이 있다던가 등등의 다른 증상이 있을 경우는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자.

 

정리해 보면 나의 증상은

 

- 쉼 쉬고 있다는 게 너무 의식되어서 숨이 점점 가빠진다.

- 긴장하면 더 심해진다.(이러다 보니 점점 소화도 안 되는 것 같고, 손발도 저릿저릿하다)

- 뭔가에 집중하면 괜찮다. 

- 침을 삼킬 때 목젖 부근에서 뭔가 따라 넘어갈 듯 말 듯한 느낌.

- 감기약이나 소염제를 먹으면 약간 완화됨

 

혹시 이런 증상이 있다면 괜히 공황장애나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미리 판단해서 걱정하지 말고 호흡기 전문 내과를 먼저 방문해 보면 좋겠다. 친절한 의사 선생님 덕분에 큰 걸 배운 날이다. 참고로 이 병원에서는 진료비도 받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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